유튜브 ‘워크맨’을 보던 중, 애견 유치원이 나왔다.

평소 고양이와 강아지들을 보고 만지는게 좋았는데

애견카페에 최근에 갈 일이 없어서 잊고 지냈다가

영상을 보고 떠올랐다.

나는 지난 다낭여행 중 강아지들을 만났었다.

한 번은 길을 걷다가 다른 한 번은 야시장에서

 

군것질을 하다가 만났었다.

 

두 강아지 모두 예뻐서 아름다운 길거리를

 

바라보던 나의 시선이 강아지에게로 쏠렸다.

 

반려견을 키우고 싶지만 나의 욕심일뿐이다.

 

내가 일을 나가고 나면 반려견은 쓸쓸히 집을

 

지킬테고 내가 퇴근하고 돌아오더래도 피곤에 찌든

 

나는 반려견과 많은 시간을 보내줄 수가 없다.

 

오늘도 나는 반려견에게 줄 간식을 손에 든 것이 아닌

 

TV 리모컨을 손에 든다.

 

 

항상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힘들다.

 

다만 기다리는 대상이 나에게 웃음을 주고 행복을 주는 것이라면 기다림은 즐거울 수 있다.

 

하지만 기다림이 기약이 없다면 독이 된다.

 

전역도 날짜를 알기에 힘들었지만 버텼다.

 

퇴근도 시간이 정해져있어 힘들었지만 버틴다.

 

하지만 이건 정해져있지 않아서 힘들다.

 

겨울이라서 힘든 것일까

 

꽃피는 봄이 오면 괜찮아질까

 

나는 이렇게 또 하루를 버틴다.

 

오늘 하루는 열심히 살 뻔 했다. 잘 산 게 아니라 버텼기 때문에 

 

 

 

오늘은 쉬는 날이어서 어제 늦게까지 게임을 하다 잔 까닭일까 하루의 시작이 늦어버렸다.

 

남들이 고된 오전업무를 마치고 회사에서 보내는 낙 중 하나인 점심시간을 맞이할 무렵 쯤 재난경고메세지 알람에

 

눈이 떠졌다. 남들 쉴 때 일하고 일할 때 쉬는게 단점이 있지만 장점도 있었다. 바로 은행업무라던지 우편업무 등

 

퇴근 후 또는 일과 중에 하기 빠듯하지만 평일에 쉬면 여유롭게 할 수 있거니와 오늘처럼 늦잠도 잘 수 있어 좋다.

 

늦게 시작한 하루에 늦으면 얼마나 더 늦었다고 이불 속에서 조금 더 뒹굴다가 나갈 채비를 하고 외출을 하였다.

 

오늘은 머리카락도 정리하고 우편도 보낼 겸 나왔다. 집돌이에게 외출은 하나의 큰 일이기에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우체국 택배를 통해 보내려는 물품이 유리병이어서 완충시키기 위해 다이소에서 에어캡도 샀다. 생각보다 부피가

 

커서 다 못쓰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었는데 고민은 고민에 불과하였다. 막상 하나만 산 게 후회되었다. 

 

우체국 내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으나 금방 빠져나갔고 나는 그 틈 속에서 차분히 보내려는 물품을 포장하였다.

 

담당해주는 직원분이 친절해서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좋았다. 택배를 보내고 나서 헤어샵을 찾아갔다.

 

평소에는 예약을 하고 갔지만 오늘은 담당해주시는 디자이너 선생님이 휴무셨고, 커트만 하기에 예약없이 찾아갔다.

 

담당해주시는 분이 아닌 다른 분이 정리해주셨는데 잘 되어서 또 기분이 좋았다. 오늘 하루는 여러모로 기분 좋았다.

 

오후 4시쯤 아침 겸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근처에 KFC 매장이 생겼길래 냉큼 갔다. KFC 매장을 갈 일이 없었던 나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치짜라는 메뉴를 보았고, 독특해서 바로 주문했다. 치짜는 피자 도우 대신 치킨위에 토핑을

 

얹어 나오는 메뉴였고, 맛은 딱 치킨과 피자의 맛을 한 번에 느끼는 정도였지만 다음에는 안먹을 것 같다. 아무래도

 

토핑때문에 치킨의 바삭거리는 식감이 없었다. 조금 아쉬웠지만 새로운 경험이었기에 좋았다.

 

살면서 기억에 남는 전염병이 지금껏 두가지가 있었는데 이번 일로 세가지로 되었다.

 

신종플루가 학창시절때 유행했었고 갓 스무살 초반에는 메르스가 유행했었다.

 

철 없던 시절이라 전염병의 무서움을 몰랐었고 나와 내 주위에는 큰 이상없이 무탈하게 지나갔었다.

 

이제는 어느정도 나이도 있고 철 들어야하지만 아직도 철이 없으나 이제는 전염병이 무섭다.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들 마음속에 불안함이 높아지고 표정은 마스크에 가린 채 알 수 없다. 

 

접촉이 꺼려져 사람들 사이 '정'이 '불안정'이 되어가고 사람이 가진 개성을 나타내는 것 중 하나인 외적 외모와 표정들이

 

가려져 기계 마냥 무뚝뚝하다. 안그래도 기계를 만지고 다루는 직업인데 사람들마저 그렇게 변하면 마음이 아플 것 같다.

 

항공 기술의 발달로 교통이 편리해져 세계가 지구촌이라 불릴 만큼 가까웠던 것이 독이 되었다.

 

많은 문화도 교류하고 대립했으나 전염병으로 인해 세계가 위축되면서 덩달아 경제도 위축되었고

 

가뜩이나 저금리 시대, 좋지 않던 경제가 점점 더 안좋아진다.

 

하지만 경제는 항상 우상향하고 있고, 전염병도 언젠가는 지나가기에 그저 모든 사람들이 무사하게 지나가기를 바란다.

 

인터스텔라 속 대사가 떠오른다.

 

"우리는 언제나 답을 찾을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연말정산 시즌이 되면서 회사에서도 기간 내에 연말정산을 완료하여 제출하라고 하였다.

 

올해에는 받을까 뱉을까, 받으면 얼마를 받고, 뱉으면 얼마를 뱉을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국세청에 들어갔다.

 

연말정산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왜 자료조회를 항목별로 하나하나씩 클릭하는지 의문이다.

 

한 번에 클릭으로 집 앞까지 배송오는 시대인데 하나하나씩 클릭하려니 내가 얼마를 썼고 어디에 썼는지 

 

마치 죄인이 된 듯냥 하나씩 선고받는 기분이 든다.

 

다 조회하고 자료를 내려받고나서 회사에 정산 시스템에 올려둔 후 예상내역을 받아본 나는 놀라웠다.

 

늘 월급 받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세금만은 선진국이라 생각했던 의문들이 정산 결과로 해결되었다.

 

나는 올해 돌려받는다. 생각보다 많이!

 

많이 소비한 것 때문일까 라는 마음 속 한 구석에 자리잡은 걱정도 잠시 세상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사용했다는 마음다짐과 함께 돌려받는 금액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작년에 세운 계획들도 다 완수하지 못했지만 13월의 월급을 받는다고 보니

 

열심히 살았나 보다. 나도 모르게

 

올해 또한 나도 모르게 열심히 살 것 같다. 원치 않게

 

그러면 내년에도 돌려받겠지.

 

 

설 연휴 마지막날 직업 특성상 남들 쉴 때 같이 쉴 때도 있지만 일할 때도 있는 날도 많다.

 

어제는 일을 하였고 오늘은 쉬는 날이라 기분전환도 할 겸 헤어샵가서 머리카락도 정리할 겸 가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던게 어제인데 자는 내내 빗소리가 들리더니 눈을 떠보니 비와 함께 바람도 매섭게 불고 있었다.

 

나를 깨웠던 건 바람이 창문을 두들겼던 소리였다. 마치 화장실이 급할 때, 문이 다 닫혀있어 두들기는 소리였다.

 

일어나서 창문을 통해 바깥을 바라보니 신기하게도 비가 옆으로 내리고 있었다. 잠에서 덜 깬건가 눈을 한번 비비고

 

다시 바라봤었을 때 변한 건 없었다. 헤어샵 가야지 하고 했던 어제의 생각은 비바람에 우산을 쓰고 나가도 옷이 다

 

흠뻑 젖을 것만 같은 불안한 오늘의 생각으로 접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꿈 꾼 나는 변한게 없었다.

 

분명, 어제는 일을 했고 비는 오지 않았는데 오늘은 일을 하지 않고 비 내리는 날인데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가 오늘 같다.

 

오늘도 열심히 살 뻔 했는데 날씨가 도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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